살아가면서 누군가가 내 편이 되어 준다면 이 땅에서 살아가는 시간들이 얼마나 즐거울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저의 청년 시절에 출석했던 교회는 고려대학교 앞에 있는 장로교회였습니다. 어느 해 청년부 담당 목사님이 교체되면서 청년부 내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전에 청년부를 지탱하고 이끌어가던 프로그램은 성경 공부였습니다. 로마서는 기본이고 4복음서와 바울 서신 등 거의 신학생 수준의 성경공부 모임이 여러 그룹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목사님이 오시면서 찬양과 성령 안에서의 참된 교제, 전도와 선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도되었지요. 당시 한국 교회 청년부에서는 GBS라고 하여 Group Bible Study가 유행하던 시절이었기에 소그룹 성경 공부는 기본적으로 운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청년부가 부흥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주변에 대학교들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었음에도 30-40여명 정도가 모였었는데 100명에서 150명, 다시 200여명까지 1년여만에 놀라울 정도의 성장을 보였습니다. 예배 시간 외에도 함께 만나 밥먹고 커피마시며 밤이 새도록 수다 떠는 교제가 활발해졌습니다. 말씀으로 권면하고 도전하며 힘을 얻는 것도 중요했지만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모임에 활력을 갖게 한 것은 바로 교제였습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삶을 이해하고 생각을 나누며 함께 기도하며 위로하고 위로받는 참된 교제가 없었다면 그런 부흥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각박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교회가 우리들의 편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직장 상사가 유별나게 괴롭히며 힘들게 할 때 청년부 모임에 가면 “야! 그 부장님 왜 그런데… 이해가 안되네. 힘내.”라며 내 편이 되어 주었습니다. 학교에서 친구와의 관계로 힘들어 할 때, “우리가 있잖니, 걱정하지마. 우리가 친구가 되어 줄께.” 라며 함께 손내밀어 잡아주고 편이 되어 주었던 믿음의 형제, 자매들이 있었던 그 청년부의 모습을 저는 지금도 그리워 하곤 합니다. 빠듯한 집안 형편으로 학교 등록금 걱정을 하며 힘들어 하는 친구를 위해 같은 마음으로 여름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여 번 돈을 친구에게 내어 주며 편이 되어 주었던 귀한 믿음의 지체들이 있었기에 만사 제쳐두고 청년부 모임에 참석하곤 했었습니다. 거기에 가면 나의 일과 문제들을 자신의 일로 여기며 걱정해 주고 기도해 주는 “내 편”들이 가득 했었습니다. 그 곳에 있는 모든 청년들은 “내 편”이었습니다. 이론적인 지식을 앞세우는 곳이 아닌, 순수하게 서로의 “편”이 되어 사랑의 위로와 참된 교제가 있던 곳. 그 곳에 놀던 때가 그립곤 합니다.  

지금 우리 교회의 모습은 어떤가요? 나는 누군가의 “편”이 되고 있는지요? 교회 안에 “ 내 편”은 있는지요? 외롭고 힘들 때, 세상에 나의 찐 도움이 될만한 사람이 없다고 느껴질 때 “내 편”이 되어 나와 함께 걱정하고 기도해 줄 사람이 가득 한 교회라면 분명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일 것입니다. 서로의 “편”이 되어 주는 교회는 분명히 주님과도 “한 편”일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언제나 “내 편”입니다.라는 고백이 있게 되길 기도합니다.

 

[2023년 10월 15일,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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