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어려운 형편과 상황에 함께 마음을 모으고 사랑의 수고를 자발적으로 감당하시는 모습에 많은 은혜와 도전을 받습니다. 무너져 버린 바위 틈에 갇혀 꺼져가는 가느다란 숨을 겨우 내쉬던 답답함에서 벗어나 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이제는 숨도 한모금 제법 배부르게 쉬어 보며 조금씩 생기를 되찾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얼마 전에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책의 제목은 ‘작고 강한 교회’ (칼 베이터스 저)입니다. 북미 전체 교회의 80%가 100명 미만이고, 90%가 200명 미만이라고 하는데 이 곳 밴쿠버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이 작은 교회는 부흥(Revival)이 아니라 생존 (Survival)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서 있습 니다. 그 책의 내용 중 일부를 함께 나누고 생각해 보고자 주제 넘게 이 글을 올립니다. 우리가 지난 몇 년동안 실패했던 일들을 다시 반복하는 어리석움을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람들은 큰 집단에 있을 때와 작은 집단에 있을 때 다르게 기능합니다. 집단이 클수록 익명성, 수동성이 커집니다. 큰 교회는 비전과 프로그램에 우선순위를 둡니다. 개인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작습니다. 그러나 작을수록 더 독특한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공통점은 현저히 줄어들고, 개인의 특성이 전체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문제의 양상이 동일한 방법으로 해결이 되지 않을 만큼 복잡합니다. 소수의 부정적 영향이 전체에 파급되기도 하고, 한 두 가정만 교회를 떠나도 어떤 사역이 중단되거나 재정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패배적인 생각과 자기 교회는 아주 특별하다는 자기 변호에 익숙해지고, 큰 교회에 대해서는 이유없이 부정적 시각을 갖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교회가 건강한 교회로 성숙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 중에 핵심은 ‘관계’입니다. 관계의 어려움과 실패는 조직이라면 피하기 어려운 일인데 이것은 작은 교회에게는 훨씬 치명적입니다. 작은 교회의 성패는 목회자와 성도, 성도와 성도 사이의 인격적인 관계, 친밀감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별히 목회자와 교회의 리더십, 어른들이 보여주는 관계, 문화와 습관이 지대한 영향을 교회 전체에 끼치게 됩니다. 사역을 잘하면 관계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잘못되면 사역의 성취도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입니다. 리더십들이 “관계가 정말 중요하다”는 인식만 해도 교회가 변화될 수 있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참아주고 세워주는 관계가 필요합니다. 갈라진, 벽이 있는, 이기적인 마음으로는 어떤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가정과 교회 공동체에서 좋은 관계를 이루는 것이 우선적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 성장이 목적이 아니고, 사람이 수단이 아니라 궁극의 목적인 것을 고백하는 건강한 교회는 건강한 관계의 기초 위에 세워집니다. – 이상은 책의 내용 중 일부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

조금 설명을 덧붙이자면 큰 조직, 큰 교회에서는 한 사람의 실수와 잘못이 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입니다. 1,000명의 교인이 있는 교회에서 어떤 리더가 실수로 연약한 교인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전체 조직의 5% 미만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큰 조직은 익명성과 수동성이 크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50명 미만의 작은 교회에서 교회의 리더십 중 한 사람이 특별한 의도를 담지 않은 가벼운 말 실수로 함께 하는 다른 리더십에게 상처를 주어 서로간에 말다툼이 발생했다면 그것으로 영향을 받는 관계는 교인 전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작은 교회일수록 관계의 벽돌을 소중하게 쌓아 가야 합니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계시지만 나보다 남을 소중하게 여기는 아름다운 동역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우리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늦게 가면 어떻습니까? 다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잘 감당하셨으니, 앞으로도 작은 교회이지만 주님과 함께 똘똘 뭉쳐 세상의 큰 바위를 깨부수는 “작고 강한 교회”로 우리 교회가 자라갔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202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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